|
* 마태복음 57 - 섬기러 오신 예수님 (20:17-34절)(28절)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제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예수님이 누구신지, 그리고 무엇을 하시는 분이신지 정확하게 아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전에 열두 제자들에게 물으셨습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마 16:15절)
시몬 베드로가 제자들을 대표해서 대답했습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 16:16절)
열두 제자들은 예수님이 누구신지 정확히 알았습니다.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그리스도는 ‘메시아’ 곧 기름 부음을 받으신 분입니다. 하나님께서 구원자로 인정하시고 세우신 분입니다.
하나님은 메시아를 사람 중에서 뽑지 않으시고 자신의 아들 곧 성자 예수님을 보내셨습니다.
제자들은 그동안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기적들을 보면서 예수님이 진정으로 하나님의 아들이신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이 아직 모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리스도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궁극적으로 하실 일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알지 못했다기보다는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앞으로 하실 일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말씀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예수님은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 위에서 세 번째로 열두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18,19절>을 보십시오.
"보라 우리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노니 인자가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넘겨지매 그들이 죽이기로 결의하고,
이방인들에게 넘겨 주어 그를 조롱하며 채찍질하며 십자가에 못 박게 할 것이나 제 삼 일에 살아나리라."
(NIV) "We are going up to Jerusalem, and the Son of Man will be betrayed to the chief priests and the teachers of the law. They will condemn him to death
and will turn him over to the Gentiles to be mocked and flogged and crucified. On the third day he will be raised to life!"
예수님은 예루살렘에서 당할 일을 아주 구체적으로 묘사합니다.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한 사람들은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이방인들의 손에 넘겨줍니다.
이방인들은 예수님을 조롱하며 채찍질합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삼 일째 되는 날에 예수님은 다시 살아나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예루살렘에 가서 자신이 당할 일을 반복적으로, 그리고 점점 더 구체적으로 열두 제자들에게 말씀해 주시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열두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열고 진심으로 들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런데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어떻게 되실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대신 자신들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만 온전히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이 '그리스도시오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한 그분이 지금 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계신지,
그곳에서 무슨 일을 당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알지 못했습니다. 알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과 오랜 시간 함께 했고, 예수님을 배우고자 따르는 제자들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요? 어떻게 이렇게 자기중심적일 수가 있을까요?
3년 가까이 예수님과 함께 하며 따랐던 제자들이 그러했다면, 우리들은 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자기에게만 몰두하는 사람은 옆에 있는 사람을 조금도 돌아보지 않습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은 나에게 있어서 매우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나의 부모, 형제, 자식, 아내와 남편, 동역자들..
그런데 자기에게만 몰두하고 있는 부모들은 자식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자기에게만 몰두하고 있는 자식들은 부모들이 어떤 마음 고생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나에게만 몰두하고 있는 형제는 바로 옆에 있는 형이나 누나, 동생의 고민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나에게만 몰두하고 있는 사람은 동역자들의 어려움에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나에게만 몰두하고 있는 사람은 우리가 주님이라고 부르는 그분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자 하는지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그들의 관심은 오직 ‘나’에게만 있습니다.
본문에서 세베대의 아들들과 그 어머니의 모습은 이런 자기 중심성의 극단을 보여줍니다.
세베대의 아들들 곧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두 아들을 데리고 예수님께 와서 절하며 간청합니다. <21절>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이르시되 무엇을 원하느냐 이르되 나의 이 두 아들을 주의 나라에서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주의 좌편에 앉게 명하소서."
(NIV) "What is it you want?" he asked. She said, "Grant that one of these two sons of mine may sit at your right and the other at your left in your kingdom."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가서 사형 죄를 덮어쓰고 비웃음과 채찍질을 당한 후 십자가에 매달려 죽을 것이라고 말씀했는데,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는 두 아들을 주님의 나라에서 예수님의 좌우편에 앉게 해 달라고 간청합니다.
이게 말이 되는 요청입니까? 말도 되지 않는 요청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22절>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그들이 말하되 할 수 있나이다."
(NIV) "You don't know what you are asking," Jesus said to them. "Can you drink the cup I am going to drink?" "We can," they answered.
그들은 자신들이 예수님께 요구하고 있는 것이 말도 되지 않는 것임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죽으러 가시는 예수님께, 우리 식으로 말하면 영의정, 우의정 자리를 청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왜 자신들의 요청이 말도 되지 않는 것임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까요?
예수님께 관심을 가지지 않고, 오직 자신들에게만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어떻게 되실까에는 관심이 없고, 내가 어떻게 될까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야고보와 요한, 그리고 그 어머니가 보기에 이 청탁은 매우 시의 적절했습니다.
왜냐하면, 늘 첫째라고 여겨졌던 베드로가 예수님께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마 19:30절, 20:16절)는 경고를 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베드로가 첫째 자리에서 제외된 것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다음 첫째 자리는 야고보와 요한이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어떻게 되실 것인가, 예루살렘에 가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귀를 막고 눈을 감고 마음을 닫았습니다.
대신 자신들이 어떤 위치에 있게 될 것인가, 자신들이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어떤 권세를 누릴 것인가에 온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엄청난 오류에 빠지게 된 것은, 다른 한편 ‘주님의 나라’에 대한 오해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로 알고 고백했지만, 그분께서 하실 일에 대해서는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하나님께 기름 부음 받은 왕으로서 메시아 왕국을 세울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들이 기대하는 ‘주님의 나라’는, 그들이 오랫동안 가장 이상적인 나라로 기대했던 다윗 왕국과 같은 나라였습니다.
다윗 왕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끊임없이 괴롭혀온 블레셋을 비롯한 이방 민족들을 완전히 정복하고, 평화와 번영의 나라를 이루었습니다.
다윗의 자손으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런 나라를 이루실 것을 제자들은 기대했습니다.
이 기대와 생각은 예수님을 따르는 3년여 동안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기적들을 보면서 그 기대가 점점 더 확고해졌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니 ‘주님의 나라’가 세워질 때가 가까이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나라에서 다윗 왕의 곁에 있었던 위대한 용사들처럼, 예수님의 좌우편에 앉기를 바랐습니다.
<사무엘하 23장>에 보면 다윗의 용사들의 이름이 나오지 않습니까?
수 많은 용사들 중의 용사는 요셉 밧세벳, 엘르아살, 삼마인데, 그 중에서 요셉 밧세벳이 세 용사의 우두머리입니다.
아마도 야고보와 요한은 베드로가 요셉 밧세벳에 해당하고, 자신들은 엘르아살과 삼마에 해당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용사의 우두머리 격인 베드로가 실격했으니 기회는 ‘찬스’입니다.
자신들이 다른 모든 제자들보다 높아질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머니를 동원하면서까지 예수님께 청탁을 넣었습니다.
다른 열 명의 제자들이 이것을 듣고, 그 두 형제에게 분개한 것을 보면, 그들의 야망도 야고보와 요한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24절).
이런 제자들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돌이켜 우리 자신을 보면 우리도 이런 제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우리가 주님께서 지금 현재 무엇을 하고 계신지, 우리를 통해 무슨 일을 하고자 하시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우리 또한 제자들처럼 ‘주님의 나라’를 오해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지대한 관심은 대개 무엇입니까?
취업, 승진, 합격, 연애, 돈 버는 것, 사람들의 인정 이런 것들입니다.
어떤 자리에 가서, 어떤 권한을 가지느냐 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지대한 관심 거리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의 관심도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취업에 온 신경을 씁니다. 예수님을 믿고 승진과 합격에 온 마음을 기울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면서도 나만을 사랑해줄 사람에 초미의 관심을 둡니다.
예수님을 믿지만 사람들의 인정에 온통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렇다면 본문의 제자들과 우리의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예수님도 믿고 출세도 하고, 성공도 하고, 좋은 배우자도 만나고, 사람들의 인정도 받고, 심지어 많은 사람들을 내 뜻대로 움직이는 권력까지 가지게 된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런 사람이 되는데 일조를 해 주시는 분이 예수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님의 나라가 그런 나라일까요? 우리가 주님의 나라의 백성이 된다는 것은 그런 사람들이 되는 것일까요?
그런데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그들의 관심과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25-27절>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다가 이르시되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아야 하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NIV) Jesus called them together and said, "You know that the rulers of the Gentiles lord it over them, and their high officials exercise authority over them.
Not so with you. Instead, whoever wants to become great among you must be your servant,
and whoever wants to be first must be your slave--
제자들이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28절>에서 말씀하십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NIV) just as the Son of Man did not come to be served, but to serve, and to give his life as a ransom for many."
원문에 보면 <28절>은 호스페르(마치 ~처럼)(just as)으로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 ‘인자’ 곧 하나님의 영광을 지니신 아들이시지만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들을 위해 대속물로 주려고 온 것처럼,
제자들도 이방 통치자들처럼 되려고 하지 말고, 섬기는 자가 되고 종이 되라는 말씀입니다.
즉 예수님처럼 제자들도 그렇게 되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이방 사람의 통치자들처럼 되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예수님처럼 되는 것이 옳을까요?
당연히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처럼 되는 것이 옳습니다.
예수님께서 만약 하나님의 권세를 가지고 세상의 왕들처럼 주인이 되어 섬김을 받으셨다면, 예수님의 제자들도 그렇게 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이 만약 하나님의 능력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권력을 휘두르셨다면, 예수님의 제자들도 권력을 잡아 휘두르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신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누구보다 섬김받으실 자격이 있으셨지만 섬김받기 위해 오시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누구보다 자유로우신 분이셨지만, 죄와 죽음의 노예된 많은 사람들의 대속물로 자기 목숨을 기꺼이 내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섬김, ‘내어 주심’의 본을 제자들에게 보여주셨고, 제자들은 마땅히 예수님이 보여주신 섬김과 내어 줌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섬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자신을 내어 줄 수 있을까 생각하고 준비하고 기회를 찾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제자들의 마음과 생각은 예수님의 말씀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습니다.
자신이 섬김 받고, 자신이 우월하게 되고자 하는 제자들의 생각의 방향과 예수님의 가르침은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마치 역주행하는 자동차가 정면 충돌을 일으키듯이, 예수님의 말씀이 제자들의 생각과 부딪히는 파열음이 엄청납니다.
사실, 지금 이 말씀을 듣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속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분에게는 약간의 파열음만 내고 있을 수도 있지만, 어떤 분에게는 강한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섬긴다, 내어준다는 말 자체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정황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냥 본능적으로 우리의 마음이 이런 말을 거부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듣고 싶지 않은 말, 외면하고 싶은 말의 목록에서 첫 번째일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섬김이라든가, 자기를 내어준다는 말 자체가 고통으로 다가오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C. S. Lewis 의 말을 한 번 들어 보십시오.
“성부께서 아버지의 사랑으로 영원토록 낳으시는 성자 하나님은 아들의 순종을 통해서 성부 하나님께 영원 전부터 자신을 되돌려 드리고 계십니다.
인간은 바로 이러한 모형을 본뜨도록 만들어졌고, 에덴 동산의 인간은 바로 그러했습니다.
이처럼 피조물이 자신에게도 기쁨을 주며 창조자에게도 기쁨을 드리는 순종을 통해 그가 주신 의지를 완벽하게 되돌려 드리는 그 자리에 확실히 천국이 있습니다.
피조물에게 합당한 선은 자신을 창조자에게 양도하는 것, 즉 피조물이라는 사실 자체에 이미 부여되어있는 관계를 지적으로, 의지적으로, 감정적으로 실현시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인간은 선해지고 행복해 집니다.
그러나 너무나 오랫동안 자기 것으로 주장해 온 의지를 되돌려 드리는 것은 본질적으로 가혹한 고통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랜 세월 하나님의 자리를 찬탈한 상태에서 한껏 부풀고 커져 버린 아집을 양도한다는 것은 죽기만큼 힘든 일입니다."(『고통의 문제』)
예수님은 둘째 아담으로 오셔서, 아담이 본래 피조물로서 해야 했던 일을 하고자 하십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자신을 온전히 하나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이 예수님의 드림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구속’ 즉 구원을 받습니다. 자유를 얻습니다. 회복을 경험합니다. 참 인간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예수님처럼 된다는 것은, 제자들에게 있어서, C.S. 루이스의 말대로 ‘죽기만큼 힘든 일’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죽기만큼 힘든 일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자기에만 몰두해 있는 제자들이, 아무 관심도 가지고 있지 않은, 관심을 갖는 것조차 싫어하는 일을 예수님은 하라고 하십니다.
그것이 참 인간의 모습이고, 그것이 선한 일이고, 그것이 제자의 모습이며 그들이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오늘 본문은 이에 대한 직접적인 대답을 주지 않습니다.
대신 사도 마태는 여리고에서 지내던 두 맹인의 이야기를 넌지시 우리에게 던져 줍니다.
이 이야기를 자세히 읽어보면, 야고보와 요한으로 대표되는 열두 제자들과 두 시각 장애인의 행동이 극적으로 대조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어머니까지 동원해서 예수님께 간청했습니다.
두 시각 장애인도 예수님께 목소리를 높여 간청합니다.
심지어 사람들이 그들을 꾸짖으며 조용히 하라고 하는데도 목소리를 낮추지 않으며 간청합니다.
야고보와 요한의 대리인인 그들의 어머니에게 하신 것과 똑같이 예수님은 두 맹인에게도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으십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자신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깨닫지도 못한 채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실 수가 없으셨습니다(23절).
그러나 두 맹인은 자신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깨닫고 정확한 요구를 예수님께 했습니다.
예수님은 그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그들의 눈을 만지셔서 시력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시력이 회복된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이 이야기는 누가 진정한 맹인인지 알려 줍니다. 여리고의 두 맹인은 비록 육신의 눈은 가려져 있었지만, 영적인 눈은 밝았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정확히 누구신지 알았고, 무슨 일을 하는 분이신지를 알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정확한 요구를 할 수 있었고, 자신들을 예수님께 드렸습니다.
반면에, 3년여 동안 예수님과 함께하며 따랐던 제자들은 육신의 눈은 멀쩡했지만, 여전히 영적인 눈이 멀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그리스도시오, 하나님의 아들이신 것은 알았지만, 그분께서 어떤 일을 하실 것인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세상적인 욕망으로 눈이 가려진 채로 예수님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신 것처럼 제자들을 불쌍히 여기십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눈을 만지시고 시력을 회복해 주실 때, 그들 또한 ‘주님의 나라’를 밝히 보게 될 것입니다.
죽기보다 어려운 섬김과 순종의 길을 따라가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이렇게 마무리되지만, 주님의 말씀은 여전히 우리에게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 각자에게 물으십니다. “무엇을 원하느냐?”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해 주길 원하느냐?”
우리는 이 주님의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주님은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실까요? 주님은 우리를 통해 어떤 일을 하고자 하실까요?
주님이 하시는 일, 또한 하고자 하시는 일을 안다면, 우리는 주님께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깨닫고, 요구하는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우리의 간구를 들어 주실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