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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세기 42 - 브엘세바 (21:22-34절)(33절)
「맹세」란 신이나 신성한 존재 앞에서 <일정한 약속이나 목표를 꼭 실천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맹세는 엄숙하게 이루어 집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그랄 왕 아비멜렉과 아브라함이 우물을 두고 하나님 앞에서 맹세합니다.
그래서 그 우물의 이름이 「브엘세바」(맹세의 우물)가 되었습니다. <맹세로 확정된 우물>, <맹세로 증명된 우물>이란 뜻입니다.
이 맹세로서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의 소유권을 인정받았고,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 수 있었습니다.
성경에는 <단에서 브엘세바까지>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때마다 이 우물은 약속의 땅 가나안의 남쪽 경계선으로 지칭되곤 했습니다.
그 쪽으로 성지 순례를 다녀온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지역에서 아브라함 시대에 판 우물로 추정되는 우물을 볼 수 있는데, 아직도 그곳에서 맑은 물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지리적으로 우리와 먼 곳에 떨어져 있고, 시간적으로 아주 오래된 이 우물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일까요?
오늘 본문 말씀을 함께 탐구하면서 그 의미를 찾아 보고자 합니다.
아비멜렉이 자기의 군대 사령관 비골을 데리고 아브라함에게 왔습니다(22절).
이 아비멜렉은 누구입니까? 앞에서 사라를 데려갔던 그랄 왕입니다.
그 일로 인해서 그는 하나님께 벌을 받았고, 아브라함의 기도를 받아 왕궁 여자들이 치료를 받는 경험을 했었습니다.
그때 아비멜렉은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선물도 주고 거처할 땅도 제공해 주었습니다.
그 아비멜렉 왕이 이번에는 군대 사령관까지 대동하여 아브라함을 찾아 왔습니다.
그가 아브라함을 찾아와서 한 첫 마디가 무엇입니까? “네가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시도다.”(22절)
아마도 아비멜렉은 사라의 일 이후로 쭉 아브라함을 지켜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가 아브라함을 지켜본 결론은 「아브라함이 하는 모든 일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이 무슨 일을 하든, 심지어 아브라함이 실수한 일까지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을 그는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아브라함에게 요청했습니다. <23절>을 보십시오.
"그런즉 너는 나와 내 아들과 내 손자에게 거짓되이 행하지 아니하기를 이제 여기서 하나님을 가리켜 내게 맹세하라 내가 네게 후대한 대로 너도 나와 네가 머무는 이 땅에 행할 것이니라."
아비멜렉이 군대 사령관을 대동하면서까지 아브라함을 찾아온 이유는 단순하고 분명했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친절을 베풀었으니, 당신도 나와 내 자손들, 그리고 이 땅에 친절을 베풀겠다고 맹세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이 아비멜렉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맹세하리라”(24절)고 아브라함은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현재 누가 강자입니까? 누가 힘이 더 셉니까? 당연히 아비멜렉입니다.
아브라함이 몇백 명의 군사를 가졌다고 하나, 아비멜렉이 가진 군사에 비할 바가 못됩니다.
아브라함은 족장에 불과한데, 아비멜렉은 한 나라의 왕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약자가 강한 자에게 와서 요청을 합니다.
그런데 아비멜렉의 경우는 반대입니다.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와서 맹세를 요청합니다.
여기에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겉으로 볼 때 아브라함은 분명 아비멜렉보다 약했습니다. 그러나 아비멜렉은 그렇게 보지 않았습니다.
아브라함의 현재는 약해 보여도 장차 강하게 될 것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이 하는 모든 일과 함께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중에 가장 구체적인 증거가 90세 된 아내 사라에게서 아들을 얻은 일이었습니다.
현재는 아들이 하나 밖에 없고(둘 있었는데 하나는 집에서 나갔고), 100세가 넘었고, 한 족장에 불과하지만,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그가 장차 얼마나 강해질지 알았기 때문에 아비멜렉은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을 찾아와서 화친 조약을 맺자고 먼저 요청했던 것입니다.
아비멜렉은 아브라함만 보지 않았습니다. 아브라함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그랬을 때 그는 아브라함을 제대로 볼 수 있었고, 그에게 친절을 베풀었고, 그의 친절을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아비멜렉은 이방인이었지만 매우 지혜로운 사람이었습니다.
혹시 주변에서, 아비멜렉 같은 사람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당신을 쭉 지켜 보니까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이 확실하네요. 나중에 잘되면 저를 꼭 기억해 주십시오. 저를 위해 기도도 해 주시고요.” 이런 부탁을 받아 보신 적이 있습니까?
우리 모두 이런 성도들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의외로 우리 주변에 있는 믿지 않는 사람들은 우리를 주목합니다.
<저 사람이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는데,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되는지 보자> 이렇게 생각하며 지켜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를 통해서 그들에게 「하나님의 함께 하심」이 드러난다면, 그들은 그것을 보고 우리에게 아비멜렉처럼 말할 것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친절을 베풀었으니 나와 내 후손에게도 친절을 베풀어 주십시오. 나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를 우습게 여겼던 사람이 태도를 바꾸게 될 것이고, 우리를 하찮게 여겼던 사람이 우리를 귀하게 여기게 될 것이고, 우리를 무시했던 사람이 우리를 존중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의 여정 가운데서 아비멜렉 같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은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렇게 아비멜렉과 아브라함 사이의 분위기가 좋게 흘러가는 중에, 아브라함이 한 가지 문제를 분명하게 지적하며 아비멜렉을 책망합니다.
아비멜렉의 종들이 자기 우물을 빼앗은 일에 대해서 아브라함은 아비멜렉을 책망했습니다(25절).
"아비멜렉의 종들이 아브라함의 우물을 빼앗은 일에 관하여 아브라함이 아비멜렉을 책망하매"
지난 번에는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을 책망했는데, 이번에는 아브라함이 아비멜렉을 책망합니다.
사실 우물을 빼앗은 일은 아주 심각한 일입니다. 「우물」은 그 지방에서 생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건조 지역인 그곳에서 우물 하나를 파려면 30-40미터 이상을 파고 들어가야 했습니다..
또한 우물을 판다고 해서 물을 얻으리라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에, 물을 얻을 수 있는 우물 하나를 얻는다는 것은 많은 노력과 재정을 필요로 했습니다.
그 우물에서만 사람과 가축들이 물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고대 근동 아시아 지역에서 우물은 생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물을 빼앗는다는 것은 생명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곧바로 전쟁으로 이어지곤 했습니다.
아브라함은 그 우물을 아비멜렉의 종들에게 빼앗겼습니다.
우물을 빼앗겼을 때 아브라함이 취할 수 있었던 행동은 무엇이었을까요?
아브라함에게는 소수이지만 잘 훈련된 군사들이 있었습니다.
아비멜렉의 종들과 당장 전쟁을 벌여서 빼앗겼던 우물을 되찾고자 했을 수도 있었습니다.
만일 아브라함이 그런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물을 놓고 피를 흘리는 처참한 상황이 벌어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우물을 빼앗기고도 잠잠히 있었습니다. 아비멜렉도 모를 정도로 조용히 그 문제를 덮어 두고 있었습니다.
어렵게 우물을 팠는데, 그 우물을 빼앗겼을 때 억울하지 않았을까요?
그들에게 무시당하고, 멸시당한 것 같아 화가 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아브라함은 아비멜렉이 찾아와 화친을 청할 때까지 그 일을 입밖에도 꺼내지 않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우물을 빼앗은 것은 나를 해치는 일이고, 나를 서운하게 한 일이고, 나를 화나게 한 일이고, 나를 무시한 일이고, 나를 억울하게 한 일인데, 아브라함은 왜 가만히 있었을까요?
만일 아브라함이 자신이 당한 일만 생각했더라면, 화나고 분해서 복수를 꿈꾸며 전쟁을 일으켰을 것입니다.
그것으로 아비멜렉과도 원수가 되고 자신에게도 지울 수 없는 피해를 입혔을 것입니다. 하나뿐인 아들, 이삭의 생명도 위태롭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자신의 힘이 약해서 그냥 찌그러져 있었던 것일까요?
아브라함은 우물을 빼앗길 때 자신이 당하는 억울함, 서운함, 무시당하는 느낌에만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에 아브라함은 아비멜렉이 자신에게 베풀었던 친절을 기억하며 참고 기다렸습니다.
지난 번 아브라함이 실수 했을 때 아비멜렉이 얼마나 큰 친절을 베풀어 주었습니까?
그것을 기억하면서 우물을 빼앗긴 억울함을 달래고, 때를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우물을 빼앗기는 일을 더 크게 만들어 전쟁으로 비화시킬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큰 일을 작은 일로 만들어 덮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비멜렉을 만나는 때가 왔을 때 그를 책망하고 이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자초지종을 듣고 보니 아비멜렉이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 종들이 저지른 일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아비멜렉의 말의 진실성을 인정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언약을 세웠습니다(27절).
언약식이 끝난 후 아브라함은 아비멜렉 앞에 새끼 암양 일곱 마리를 더 내놓았습니다(28절).
아비멜렉이 물었습니다. “이 일곱 암양 새끼를 따로 놓음은 어찜이냐?”(29절)
아브라함이 대답했습니다. “너는 내 손에서 이 암양 새끼 일곱을 받아 내가 이 우물 판 증거를 삼으라.”(30절)
아비멜렉은 이 우물이 아브라함이 판 우물임을 증명해 주었고, 다시는 빼앗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습니다.
그래서 그 우물의 이름이 「브엘세바」(맹세의 우물)가 되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에셀 나무(상록수)를 심고, 그곳에서 영원토록 살아 계신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예배드렸습니다(33절).
이 일 후에 아브라함은 블레셋 땅에서 나그네로서 오랫동안 살았습니다(34절).
여기서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해 봅니다.
아브라함이 어렵게 판 우물을 빼앗겼을 때 아비멜렉과 전쟁하지 않고 결국은 평화 조약을 맺고 브엘세바를 얻게 된 비결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친절>을 베풀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이었습니다.
사실, 아비멜렉이 먼저 그에게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그랄 왕으로서 아비멜렉은 아브라함 때문에 손해를 입긴 했지만, 너그럽게 그의 실수를 용납해 주었고, 그에게 베풀 수 있는 최선의 친절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우리는 그가 이방인으로서 어떻게 이렇게 나그네에게 친절을 베풀 수 있었는지 다 알 수는 없습니다.
성격이 워낙 너그러워서 그랬을 수도 있고, 하나님의 협박이 두려워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너그러움은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오랫동안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하나님의 너그러움을 몸에 체득했던 데서 나오지 않았을까요?
하나님은 항상 아브라함에게 너그러우셨습니다. 아브라함이 실수할 때도 너그럽게 용납해 주셨습니다.
아브라함이 믿음을 잃어버렸을 때도 너그럽게 그를 기다려 주셨습니다.
이런 하나님과 함께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브라함도 너그러움을 갖게 되었을 것입니다.
아비멜렉의 종들이 우물을 빼앗아 갔을 때, 그는 아비멜렉이 베풀었던 친절을 기억하면서 너그럽게 그 문제를 덮어 두었습니다.
사실은 크고 심각한 문제인데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니 그는 문제를 작게 여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작아진 문제가 하나님의 때에 <브엘세바>로 완전히 해결되었습니다.
우리는 큰 문제를 작게 만들 수도 있고, 작은 문제를 크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의 싸움을 보면 그 내용은 아주 작은 일에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어른들의 싸움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저 사람이 나의 자존심을 건드렸다고 해서, 내가 무시 당한 것 같아서, 나를 존중하지 않는 것 같아서 목소리를 높이고, 싸움을 벌여, 사태를 점점 더 크고 심각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모든 일에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사람」은 어떠해야 할까요?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의 너그러움을 가지고, 큰일도 작게 만들고, 작은 일은 아예 없애 버리는 사람들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브라함은 브엘세바를 얻은 후 영원토록 살아계신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예배드렸습니다.
그가 <영원토록 살아계신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은 영원히 살아계신 하나님의 눈으로 자신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도 됩니다.
삶과 죽음을 넘어선 영원의 관점에서 자신을 보고, 자신의 일을 보았을 때,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한 없는 너그러움을 보게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 하나님의 관점으로 우리를 보고, 다른 사람을 본다면 친절을 베풀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 대해서 너그럽게 보시고 친절을 베푸시니 우리도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 대해서 친절을 베풀어야 하지 않을까요?
영원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에게 무엇이 그렇게 큰일이 되겠습니까? 우리는 얼마나 작은 일에 목숨 걸고 싸우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아브라함은 우물을 빼앗기는 일, 즉 모든 사람과 가축의 생명이 달린 일도 영원토록 살아계신 여호와 하나님 앞에서 작게 여길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이 하나님을 예배하면서, 큰일은 작게 여기고, 작은 일은 없는 것처럼 여기면서 누구에게나 친절을 베풀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브엘세바」는 이런 아브라함의 신앙의 증거요, 승리의 증거입니다.
우리에게 이런 브엘세바가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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