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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교 - 물 위로 오라 (마 14:22-36절)(29절)
<마태복음 14장 1-21절>에는, '두 왕의 잔치'가 나옵니다.
헤롯 왕의 잔치는 죽음의 만찬이었지만(1-12절), 예수님의 잔치는 생명의 만찬이었습니다(13-21절).
예수님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떼어서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시는 생명의 만찬을 베푸셨습니다.
이 만찬은 예수님이 자신의 생명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 주실 것을 예고합니다.
예수님은 진정한 의미의 생명의 만찬을 베푸시기 위해 고난과 십자가의 길을 가셔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떡을 배불리 먹은 사람들은 예수님과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열광했습니다. 예수님께 큰 기대를 가졌습니다.
예수님만 따라다니면 매끼니마다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요한복음 6장>에 의하면, 예수님을 정치적인 왕으로 삼으려 했습니다.
그들은 ‘오병이어 기적’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 <즉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배에 타게 하시고, 호수 건너편으로 먼저 가 있으라고 하셨습니다(22절).
제자들이 군중 속에 그냥 있다가는 비 본질적인 일에 휘말릴 것이므로 <즉시> 떼어내서 배를 타게 하셨던 것입니다. 단호한 모습입니다.
<오병이어의 한창 부풀어 오르는 세속적인 욕망을 단숨에 즉각 끊어버리시겠다는 주님의 의도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그릇된 메시아관’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제자들을 ‘재촉해서’ 배에 태워 먼저 보내셨습니다.
예수님은 뒤에 남아 사람들을 설득하여 되돌려 보내셨습니다.
사람들을 보내신 후, 예수님께서는 기도하러 홀로 산 위에 올라가셨습니다.
저녁때까지 그곳에 혼자 계셨습니다(23절). 밤이 깊도록 산에 홀로 계시며 기도하셨습니다.
사람들의 환호와 열광적인 지지를 받을 때, 예수님은 오히려 사람들을 떠나 혼자 계시며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왜 이때 혼자 기도하셨을까요? 예수님은 무엇을 위해 기도하셨을까요?
우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배척만 받다가 사람들의 인정과 열광적인 지지를 받게 되면 기분이 황홀해질 것 같습니다.
뭔가 된 듯, 우쭐한 마음도 생깁니다. 그 인기를 즐기고자 할 것입니다. 그 인기를 기반으로 한몫 챙길 기회를 엿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람들의 환호와 열광이 어떻게 변할지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들은 얼마 후에 예수님을 향해 ‘십자가에 못 박으라!’ 외칠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환호나 열광과는 정반대의 길인 배척과 고난의 길을 준비하셔야 했습니다.
예수님은 곧 직면하게 될 고난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 한번 확인하시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한편, 제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24절>에 보면, 배는 이미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시간은 벌써 자정을 넘어 새벽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이미 건너편에 도착했어야 할 시간이 넘었는데, 그들은 여전히 바다 위에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큰 파도와 거친 바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24절).
그들은 전날 저녁, 예수님이 베푸신 만찬에서 ‘서빙’을 담당했습니다. 열두 명이 오천 명을 서빙했습니다. 많이 피곤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피곤한 상태로 밤새도록 거센 바람을 맞으며 파도와 싸웠습니다. 새벽이 되었을 때 그들은 거의 녹초가 되었습니다.
순풍이 불었다면 그들은 벌써 건너편에 도착했을 것입니다. 따뜻한 방에 몸을 녹이며 달콤한 잠에 빠져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들을 거슬렀습니다. 바람은 역풍으로 불었고, 물결은 뱃길을 막았습니다.
갈릴리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어부 출신 제자들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나가지는 않고, 그렇다고 되돌아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괴로워하면서도 노를 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이 얼마 전에 바다 한가운데서 만났던 바람이 광풍이었다면, 오늘은 역풍을 만났습니다.
광풍이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주었다면, 역풍은 피로와 짜증과 답답함을 주었습니다.
그때는 예수님이 함께하셨지만, 이번에 예수님도 계시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의 신경은 날카로워질 대로 날카로워져 있었습니다. 조금만 건드리면 누구든 폭발할 것 같았습니다.
제자 공동체가 역풍을 만나면 예수님을 따르는 삶이 힘들고 지치고 피곤합니다.
1세기 유대 기독교 공동체는 거센 역풍을 만났습니다. 동족 유대인들로부터 거센 반대와 출교를 당했습니다.
로마 정부의 핍박이라는 큰 파도가 교회의 앞길을 막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한국 기독교는 반기독교 정서라는 역풍을 만났습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나아가지 못하고, 그렇다고 뒤로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배에서 뛰어 내리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습니다. 답답하고 힘이 듭니다.
이런 우리가, 본문의 제자들에게서 배울 점은, 힘들고 괴롭고 어렵지만, ‘건너편으로 가라’(22절)는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해서 노 젓는 일을 계속했다는 사실입니다.
얼마 동안만 노를 젓다가 그만둔 것이 아니라, 밤새도록, 새벽이 올 때까지, 결국 예수님이 찾아오실 때까지 그렇게 했다는 점입니다.
힘들다고 노를 놓아 버리면 역풍과 파도에 밀려 떠 내려가 버리고 맙니다.
그러나 노를 젓고 있으면 힘들기는 해도 뒤로 물러나지는 않습니다.
반기독교 정서를 만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통찰력을 주는 장면입니다.
귀찮다고 말씀 공부를 놓아 버리고, 괴롭다고 기도 생활을 포기해 버리고, 힘들다고 자신의 욕망대로 살아버리면, 순식간에 역풍에 휩쓸려 가고 말 것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고 해서 포기하면 안 됩니다.
주님께서 ‘가라’고 하신 말씀에 순종해서 계속해서 우리의 할 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왜 그렇게 해야 합니까? 때가 되면 예수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시기 때문입니다.
그때가 되면 이 또한 지나가게 될 것입니다. 그때까지 잘 견디고 인내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과 주님의 몸 된 공동체를 잘 지켜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언제, 어떤 방법으로 제자들을 찾아오셨습니까?
<25절>에 보면, 밤 사경, 새벽 3-6시 사이에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서 제자들에게 오셨습니다.
보통 이런 시간에는 누군가를 찾아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제자들을 찾아오셨습니다.
예수님은 배를 타고 오시지 않고 호수 위를 걸어서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전혀 예상하지 않던 시간에,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제자들을 찾아오셨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고, 유령으로 착각했습니다(26절).
그들은 너무 무서워서 “유령이다!”라고 비명을 질렀습니다. 예수님께서 <즉시> 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안심하라 나니 두려워하지 말라.”(27절)
“안심하라”는 말씀은 “용기를 내라”(take courage)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피곤하고 지친 제자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을 격려하셨습니다.
그들의 연약함을 정죄하거나 야단치지 않으시고, 용기와 힘을 북돋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연약함에 빠진 제자들에게 힘을 주는 원동력은 바로 예수님 자신입니다.
“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이 예수님의 음성이 제자들에게 얼마나 안심이 되었겠습니까!
이처럼 “나다!” 하시는 예수님의 이 음성은 바람과 파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자들이,
더 나아가 핍박과 환난을 당하고 있는 초대 교회 성도들이, 그리고 오늘날 크고 작은 어려움 가운데 있는 우리들이 가장 듣기 원하는 음성입니다.
이 음성은 구약 성경에서 반복되는 “나는 여호와로라.”는 말씀, 즉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을 찾아오실 때마다 들려주셨던 여호와 하나님의 음성과도 같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 음성을 들을 때마다, 피곤함과 두려움과 절망감에서 벗어나 큰 용기를 얻곤 하였습니다.
혹시 이런저런 풀리지 않는 일로 피곤하고 힘이 듭니까?
내 인생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답보 상태인 것 같아서 초조하고 불안하십니까? 미래가 불확실해서 답답하고 두려워지십니까?
영혼의 귀를 열어 보십시오.
찾아오셔서 “안심하라 나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으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음성을 들을 때, 우리의 영혼은 비로소 안심하게 됩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시편 62편 1,2절, 11절>을 보십시오.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오 나의 구원이시오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크게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하나님이 한두 번 하신 말씀을 내가 들었나니 권능은 하나님께 속하였다 하셨도다."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으신 이야기, 동일한 기적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는 마가복음이나 요한복음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납니다.
그런데 마태복음은 특이하게도 그 이후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베드로가 물 위를 걷다가 빠진 이야기입니다.
<28절>에서,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했습니다. “주여 만일 주님이시거든 나를 명하사 물 위로 오라 하소서.”
베드로의 이런 요청은 의외이며 엉뚱하고 대담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다른 편에서 생각해 보면,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는 베드로의 특별한 열정이 보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처럼 물 위를 걷고 싶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라 하고 싶었고, 예수님을 본받고 싶었습니다. 물 위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물 위는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물 위에는 사람이 설 수 없습니다. 오직 창조주 예수님만이 그곳에 서 계실 수 있습니다.
베드로는 그곳에 서 계신 예수님께로 가고 싶었습니다. 물 위에서 예수님과 일대일로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은 주님께서 허락하시면 가능하다고 믿었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면, 자신도 주님이 하시는 일을 똑같이 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오라”(29절)고 허락하셨습니다. 베드로는 망설임 없이 배에서 내렸습니다.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로 향했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신 대로 하니, 그대로 되었습니다. 베드로에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그의 시선이 주님에게서 거센 바람과 파도로 옮겨지자 겁이 났습니다.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물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다급히 소리를 질러 주님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30절) 우리가 하루에 천 번이라도 외쳐야 할 기도입니다.
예수님께서 <즉시> 손을 내밀어 베드로를 잡아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이 작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31절)
베드로는 물 위를 걷는 일에 성공과 실패를 동시에 경험했습니다. 성공은 영광스러운 것이나 실패는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차라리 배 안에 그대로 있었더라면, 주님께 요청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제자들 앞에서 체면 구기는 일은 당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잠깐이긴 해도 파도가 일렁이는 물 위를 걷는 짜릿한 체험, 주님이 하셨던 일을 그도 해보는 경험 또한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즐겁게 듣고 있는 이 이야기도, 이 이야기 속에 담긴 소중한 영적 교훈도 존재하지 않게 되었을 것입니다.
베드로의 도전과 실패가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들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라가는 삶,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은 마치 배에서 내려 물 위로 가는 삶과 같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모두에게 “오라” 하십니다. 예수님의 위대한 능력의 세계로 발을 내려놓으라고 우리를 초청하십니다. “물 위로 오라!”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발을 내려놓으면 일렁이는 파도 위에 서서 걷는 기적을 체험하게 됩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이 가신 길은 ‘고난과 십자가를 통한 영광의 길’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삶은 “No Cross, No Crown”입니다.
그 인생은 영광이 보장되어 있지만, 그 과정에는 고난과 십자가가 있습니다.
그 길 가운데서는 거센 바람과 고난의 파도가 넘실대곤 합니다. 예수님은 그 파도 위로 “오라!” 하십니다.
믿음이 있으면 고난의 파도조차 발로 밟고 걸어갈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는데,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며”(롬 5:3절),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 빛 가운데로 걸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베드로처럼 거센 바람을 봅니다. 주님께 두었던 시선을 거두어 우리 주변을 둘러싼 거친 환경을 바라봅니다.
두려워하지 말자 했는데, 금새 두려워집니다. 주님만 바라보자 했는데, 금새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믿음으로 뚜벅뚜벅 나의 앞길을 걸어가자 했는데, 금새 문제들에 휘말려 버리곤 합니다. 믿음이 없어서 자꾸 실수를 되풀이합니다.
우리는 베드로처럼 주님께 외칠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 살려 주십시오!” 우리가 하루에 천 번이라도 외쳐야 할 기도입니다.
그때마다 주님은 우리에게 오셔서 손을 내미십니다.
우리의 손을 잡아 환난의 파도에서, 문제의 물결 속에서, 죽음의 바다에서 건져 내십니다. 우리를 단단한 곳에 세워 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자들처럼 고백합니다. “주님은 분명히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33절)(쉬운 성경)
우리는 지금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경기 침체, 미 중 패권 갈등, 반기독교 정서 등등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변화의 물결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각자도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솔직히 많이 걱정되고 염려가 됩니다.
그러나 이 시간 우리가 믿음 없음을 회개하고 “물 위로 오라!” 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주님을 믿으면 우리는 ‘위기’라는 파도 위를 걸어갈 수 있습니다.
그 파도 위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을 만나는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비록 우리의 발이 빠지더라도, 예수님은 우리의 손을 잡아 이끌어 내실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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